2022년 통계 작성 이후 같은 기간 최저...떨어짐 사망자 75명 줄어
제조업은 대형 화재·폭발 영향으로 10.9% 증가...11월 집중점검 추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8일 오후 동일·반복 산업재해가 발생한 인천의 한 제조업 사업장을 찾아 불시 일제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올해 3분기까지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가 36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명 줄어든 것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2022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3분기 누적 기준 가장 적었다. 전년 대비 감소 인원과 감소율도 같은 기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떨어짐 사고에서 75명이 감소하는 등 건설업과 기타업종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제조업에서는 대형 화재·폭발 사고가 잇따르면서 사망자가 증가했다.
고용노동부는 20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3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 잠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1~9월 사고사망자는 366명, 사망사고는 342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457명, 440건과 비교하면 각각 91명(19.9%), 98건(22.3%) 감소했다. 상반기까지 50인 미만 사업장에 집중됐던 사망자 감소세가 5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된 점도 특징이다.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통계는 사업주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는 산재 사망사고를 집계한 것이다. 모든 산재 사망사고를 포함하지는 않아 근로복지공단이 발표하는 산업재해 사망사고 통계와 차이가 날 수 있다.
업종별 사고사망자는 건설업 150명, 제조업 132명, 기타업종 84명 순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은 지난해 210명에서 올해 150명으로 60명(28.6%) 감소했다.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현장에서는 72명에서 42명으로 30명(41.7%), 50억원 미만 현장에서는 138명에서 108명으로 30명(21.7%) 줄었다.
기타업종 역시 128명에서 84명으로 44명(34.4%) 감소했다. 특히 임업 사망자는 9명에서 3명으로 6명(66.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제조업 사고사망자는 지난해 119명에서 올해 132명으로 13명(10.9%) 증가했다.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55명에서 72명으로 17명(30.9%) 늘어난 반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64명에서 60명으로 4명(6.3%) 감소했다.
제조업 사망자 증가는 대형 화재·폭발 사고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지난 3월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로 14명, 6월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 폭발로 5명이 숨졌다. 8월에는 충남 천안의 동물성유지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3명이 사망했다.
다만 제조업의 전년 동기 대비 사망자 증가폭은 상반기 25명에서 3분기 누적 13명으로 축소됐다. 사망사고 건수도 지난해 115건에서 올해 113건으로 2건(1.7%) 감소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50인 미만 사업장과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건설현장에서 223명이 사망해 지난해보다 52명(18.9%) 줄었다. 50인 이상 사업장과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건설현장에서도 사망자가 182명에서 143명으로 39명(21.4%) 감소했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과 공사금액 5억원 미만 건설현장 등 초소규모 사업장의 사망자는 지난해 137명에서 올해 103명으로 34명(24.8%) 줄었다.
사고유형별로는 떨어짐 사망자가 124명으로 전체의 33.9%를 차지했다. 여전히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유형이지만, 지난해 199명보다 75명(37.7%) 줄어 유형별 감소폭도 가장 컸다.
이어 깔림·뒤집힘 41명, 끼임 40명, 부딪힘 39명, 화재·폭발 38명, 물체에 맞음 35명, 질식·중독 10명 순이었다.
물체에 맞음 사망자는 전년 동기보다 21명(37.5%), 질식·중독은 6명(37.5%), 부딪힘은 6명(13.3%) 감소했다. 반면 화재·폭발은 12명(46.2%), 깔림·뒤집힘은 11명(36.7%), 끼임은 3명(8.1%) 증가했다.
지역별 사고사망자는 경기 75명, 경북 39명, 경남 35명, 충남 30명, 서울 28명, 전남 27명, 대전 24명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전은 지난해 5명에서 올해 24명으로 19명 늘었다.
고용노동부가 20일 발표한 '2026년 3분기 산업재해현황 부가통계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 잠정결과(자료=고용노동부 제공)
류현철 고용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대전의 사망자 증가와 관련해 대형 사고의 영향이 우선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역별 편차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며, 지역적 특성과 감독상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노동자 사고사망자는 48명으로 전체의 13.1%를 차지했다. 지난해 60명보다 12명(20.0%) 감소한 수치다. 업종별로는 건설업과 기타업종에서 각각 10명, 8명 줄었지만, 제조업에서는 18명에서 24명으로 6명(33.3%) 증가했다.
류 본부장은 이주노동자의 경제활동 참여 비율과 비교하면 사고사망 비율이 여전히 두 배가량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험한 소규모 사업장에 많이 배치되는 문제와 언어 장벽 등을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부는 전반적인 사고사망자 감소에 대해 정부의 산업재해 근절 의지가 현장 노사의 안전의식 변화로 이어지고, 반복 사고 사업장에 대한 감독과 소규모 현장의 위험요인 파악을 위한 협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월에는 HD현대중공업 특별감독과 현대건설에 대한 특별감독에 준하는 감독을 실시했다. 전국 지방관서가 지붕공사와 달비계 작업, 벌목 등 사망사고가 빈발하는 작업을 공동 분석하고, 축사 지붕공사와 태양광 설치 등 고위험 현장을 대상으로 맞춤형 점검도 추진하고 있다.
류 본부장은 “건설업 종사자 수는 4~5% 감소했지만 현장 수는 오히려 늘었다”며 “최소한 건설업 산재가 줄어든 추세에는 경기 변동을 넘어서는 정책 효과가 있는 것 아닌가 자평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사망자가 감소한 것은 현장 노사가 사업장 특성에 맞게 노력하고 지방정부와 민간재해예방기관까지 긴밀하게 협업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떨어짐 사고 감소와 관련해서는 ‘안전한 일터 지킴이’ 1000명을 운영하며 위험 감시와 점검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태양광 사업과 축사 등에서도 지방정부·관계부처와 협업해 현장 정보를 확보하고 예방활동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단기간에 끝나는 소규모 작업에 대한 예방대책도 보완할 계획이다. 류 본부장은 “작은 사업장은 하루 이틀 만에 공사가 끝나는 경우가 많아 위험이 높다”며 “단기간에 이뤄지는 작업을 사전에 포착하고 보다 간편하고 효율적인 예방시설을 지원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연말까지 고위험 사업장과 중대재해 반복 발생 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11월에는 행정안전부·소방청·지방정부 등과 함께 화재·폭발 위험 사업장을 집중점검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중소규모 사업장의 화재·폭발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시설·장비 지원에 401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류 본부장은 “사고사망자가 91명 줄어든 흐름 자체를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불가역적인 변화로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출처 : 안전저널(The Safety Journal)(https://www.anjunj.com)